추출 이론: 추출, 강도, 물을 부었을 때 커피가 가장 맛있어지는 스위트 스팟 찾기

블루보틀의 추출 방법 뒤에 숨겨진 “Why”

10 분 길이 블루보틀 코리아 2024년 7월 1일

커피에 물을 붓는 추출 이론

물을 붓는 것은 간단한 과정인데, 어째서 커피에 물을 부어서 추출하는 방식은 그렇게 까다로울까요? 이 방식의 관건은 곱게 갈린 커피에 뜨거운 물을 부어 원두의 맛과 향을 녹여내는 것인데, 커피의 맛과 향을 적절한 비율로 알맞게 녹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커피에 물을 붓는 완벽한 방법은 가장 맛있는 추출 정도와 강도의 레벨이 균형을 이루는 ‘스위트 스팟’을 찾는 것입니다.

커피 강도 및 추출

커피를 향신료가 보관된 장이라 생각하면 추출 및 강도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로스팅한 커피 원두는 다양한 향신료가 담긴 장처럼 여러 맛을 품고 있는데, 이는 휘발성 및 용해성 화합물들입니다.

보다 정확히 말해 커피는 일반적으로 30%의 수용성 화합물과 70%의 불용성 화합물로 이루어져 있지요. 하지만 커피는 우리가 원하지 않거나 아주 조금만 느끼고 싶은 맛, 그러니까 재나 담배 또는 탄소 같은 맛이 나는 쓴 화합물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갖가지 향신료가 담긴 요리사의 보관장처럼요. 커피에 물을 붓는 것이 즐거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비율로 딱 맞는 맛을 뽑아낼 수도 있고, 그러지 못할 수도 있지요. 이 방법은 미슐랭 스타를 받은 셰프의 커피 추출 방식입니다.

커피 강도

한 잔에 담긴 향미의 농도나 센 정도를 커피의 강도라고 합니다. 커피의 강도는 입맛에 따라 물의 양과 커피의 진함 사이의 스펙트럼으로 결정됩니다. 이 강도는 물에 용해된 커피 양의 백분율로 측정할 수 있는데, 이를 과학 용어로 TDS(용해된 총 용해물)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잘 만든 에스프레소는 커피 대 물의 TDS가 9~20%입니다. 커피 위에 물을 더 부드럽게 부으면 커피가 1~2%, 물이 98~99%가 되어 TDS가 훨씬 낮아지지요.

강도는 커피를 내리는 양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이를 바리스타 용어로 추출 비율 또는 커피양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커피를 많이 내릴수록 강도는 더 높아집니다. 블루보틀은 그램저울로 커피와 물을 측정하여 정확한 추출 비율을 설정합니다.

또한, 커피마다 추출 비율을 달리합니다. 블렌딩이냐 싱글오리진이냐에 따라서도 추출 비율이 다르지요. 블렌딩은 우유를 섞어도 맛을 낼 수 있도록 강도를 약간 높여 물 350g당 커피 30g 비율로 추출합니다. 반면 싱글오리진은 맛을 좀 더 미묘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양을 조금 줄여서' 물 350g당 커피 22~25g으로 추출 비율을 약간 낮춥니다.

외워야 할 게 너무 많아 보이나요?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커피의 강도를 평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외우는 게 아니라 몸으로 판단하는 것, 즉 혀로 커피의 묵직함을 느껴보는 것이니까요. 커피가 탈지유처럼 가볍게 느껴지나요? 아니면 휘핑크림처럼 무겁게 느껴지나요?

커피 추출

차를 우려낸다고 상상해 보세요. 차를 너무 적게 넣고 우려내면 물을 마시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겁니다. 또한, 차를 너무 오래 우려내면 타르 맛이 나기도 하지요. 커피도 마찬가지입니다. 추출은 커피에서 용해될 수 있는 성분을 분리하는 것으로, 추출을 오래하면 용해되는 성분의 분리 속도가 달라집니다. 이런 속도는 시간, 온도 및 분쇄된 커피와 물의 비율 등의 영향을 받습니다. 또한, 과소 추출된 커피는 신맛이 나고, 과다 추출된 커피는 쓴맛, 심지어 탄 맛이 나기도 하지요.

분쇄 커피는 최대 30%가량의 용해성 화합물을 포함하고 있고, 나머지 70% 정도는 물이 침투할 수 없는 섬유질 및 기타 화합물 성분입니다. 하지만 30%가 모두 용해되면 커피 맛은 좋지 않습니다. 한 잔에 18~22% 용해되는 것이 가장 적절하지요.

추출은 물을 붓는 속도와 물을 붓는 패턴으로 이루어지는데, 원두의 분쇄 크기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원두를 미세하게 갈면 물이 커피를 통과하는 속도가 느려져서 쓴 화합물이 과다 추출됩니다. 반면 너무 굵게 갈면 물이 달콤하고 맛있는 최상의 화합물을 지나쳐 신맛만 나는 커피가 되기도 하지요. 원두를 제대로 갈아야 최고의 맛을 지닌 화합물이 물에 녹습니다.

추출을 평가하는 가장 좋은 방법도 억지로 기억하기보다는 커피를 마시고 느껴보는 것입니다. 커피 한 잔을 다 마신 후에도 여전히 그 맛을 경험할 수 있는지 살펴보세요. 끝맛이 지속되는 시간, 맛이 얼마나 오래 감도는지, 입안에서 느껴지는 질감은 어떤지 설명해 보세요. 끝맛이 금방 사라지나요? 아니면 오래 지속되나요? 부드러운가요? 아니면 거칠게 느껴지나요?

커피의 스위트 스팟 찾기

커피를 최상으로 추출하는 비결은 ‘스위트 스팟’을 지나면서 커피의 강도와 추출 비율의 균형을 맞추는 것입니다.

이제 커피를 내리는 이론과 강도 및 추출 개념을 이해하셨으니 커피 한 잔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커피와 물의 비율을 바꾸면 맛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물을 조금 더 추가했을 때 맛이 뚜렷해질 수도, 맛이나 질감이 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커피 비율을 달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선호하는 강도가 있다면, 가벼운 싱글오리진이냐 풍부한 블렌드냐에 따라 달라지는지도 확인해 보세요.

분쇄부터 물을 붓는 테크닉까지, 커피를 만드는 기술을 익히면서 추출을 계속해 보세요.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모든 면에서 정확하게 초점이 맞춰질 거예요. 그럼 마치 잘 조율된 피아노로 연주하는 음처럼 딱 맞는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조화로운 화음이 진행되는 것처럼, 커피를 마시는 것은 물론 그 이후까지 오롯이 커피를 느껴보세요. 완전히 새로운 커피 경험이 될 거라고 약속합니다.